거리에 게시판을 설치한 지 벌써 수년……. 매일 게시판 내용을 읽으며 느끼는 건 오로지 감사의 마음뿐입니다. 특히나 마음이 끌리는 건 이벤트를 주최하는 모험가의 글들입니다. 동일 종족의 모임부터 모험 여행 등 내용도 가지각색. 멋진 이벤트를 주최해 사람들을 이어주는 모험가들은 마치 천연 자석 같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저는 남몰래 감동을 받고 있답니다. 모험가 여러분의 일기를 읽음으로써 그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제 즐거움입니다. ~게시판 관리자~
편지가 든 작은 병 2
최근 모험가 여러분들 사이에서 동료들끼리 단체 포즈를 취한 뒤에 초상화를 그리는 게 유행이라더군요. 저희 화구상이 해 드릴 수 있는 일은 캔버스, 물감, 붓 등을 준비해 드리는 것뿐. 아직 물품 종류가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그리신 생생한 초상화를 보고 있으면 저희도 창작 욕구가 마구 솟구칩니다. 모험가 여러분의 창의성에 뒤지지 않을 그림 도구를 전해 드리기 위해 앞으로도 매진해 나가겠습니다. ~어느 화구상~
편지가 든 작은 병 3
거리의 에테라이트 광장에서 즐겁게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음유시인과 그 연주에 매료된 여러분의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각지에서 열리는 연주회를 찾아갈 때도 있습니다만 여러분이 음악을 통해 교류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제게는 그 무엇보다 기쁨입니다. 악기 연주로 여러분의 모험이 더욱 풍부해지길 바라겠습니다. ~어느 악기 장인~
편지가 든 작은 병 4
머나먼 동방에서 바다를 건너 도착한 곳은, 휘황찬란한 골드 소서. 탁자와 작패를 준비하긴 했으나 쌓이는 건 불안뿐. 과연 동방의 작패유희를 에오르제아 여러분이 좋아해 주실까……. 하지만 그런 불안은 기우에 불과했던 것 같습니다. '맨더빌 작패유희장'을 열었더니 연일 대성황! 소문으론 작패유희를 하려고 머나먼 곳에서 찾아왔다는 신입 모험가도 있다더군요. 그런 여러분도 작패유희를 즐기시는 틈틈이 아름다운 세계로 모험을 떠나주시기 바랍니다. ~동방의 작패꾼~
편지가 든 작은 병 5
요즘 제게 삶의 즐거움 중 하나는 멋진 집이 늘어선 모험가 거주구를 산책하며 공개되어 있는 집을 견학하는 것……. 저희가 만든 가구들이 상상 못했던 사용법과 조합을 통해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로 탄생할 때도 많더군요. 너무나 기발하게 쌓아 올린 방법을 보고 안전성 측면에서 걱정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여러분의 창의성에서 매일 활력을 얻고 있습니다. 부디 앞으로도 고정 관념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로운 발상으로 집 꾸미기를 즐겨 주십시오. ~어느 가구 장인~
편지가 든 작은 병 6
작고 미력한 우리는 전투에 도움이 되지도, 뭔가를 만들지도 못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함께 있어주는 것뿐. 작패유희의 패를 알려주지도, 악기로 합주하지도, 길을 벌지도 못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함께 있어주는 것뿐. 그래도 당신은 가슴 뛰는 모험 여행에 우리를 함께 데려가주지.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까지나 당신과 함께할게. 우리는 당신을 정말 좋아하거든. ~당신의 꼬마 친구~
편지가 든 병 1
울다하의 불타버린 외벽, 그 쌓인 돌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손에 잘라지고, 누군가의 손에 연마되고, 누군가의 손에 운반되고, 누군가의 손에 쌓아 올려지듯…… 세상의 많은 것들은 모르는 누군가의 힘이 모여 형태를 이룹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지금 이걸 읽는 여러분이 있기에 비로소 의미를 갖습니다. 이 세계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무명의 장인~
편지가 든 병 2
에오르제아에선 많은 음유시인이 소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언젠가 그들의 연주회를 들으러 가야지. 그런 꿈을 가슴에 품고 저희는 오늘도 변함없이 어두운 방의 차가운 기계 앞에서 소리를 만들고 있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리는 어쩌면 나는지조차 모르고 지나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건 자연스러운 소리를 만들었다는 증거이기도 하겠죠. 이야기를 쫓아가다가 어느 순간 문득 귀를 기울여 소리를 즐겨 주신다면 그보다 더한 기쁨은 없을 것입니다. ~어느 무대 음향가~
편지가 든 병 3
무대 일을 하는 사람에게 관객의 반응은 보물입니다. 여러분이 일희일비의 반응을 보여주실 때마다 저희도 일희일비하게 됩니다. 설령 그게 혹평이라 할지라도 저희에겐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재산이 됩니다. 시인과 극작가의 어려운 과제에 좌절할 뻔한 적도 있습니다만, 여러분께 최고의 무대를 전해 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어느 무대 연출가~
편지가 든 병 4
넑은 황야, 울창한 숲, 아름다운 바다…… 그리고 얼어붙은 설원, 이국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거리. 나아가 미지의 이세계까지……. 저희는 다양한 무대 미술을 만들어 왔습니다. 만약 그러한 장소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추억으로 간직해 주신다면 그보다 더한 기쁨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주역인 당신이 있기 때문에 이 무대도 빛날 수 있습니다. 맑디 맑은 푸르른 하늘도, 저물어가는 노을도 그리고 조용한 밤의 어둠도 여러분을 위해 그리겠습니다. ~어느 무대 미술가~
편지가 든 병 5
제가 디자인한 의상을 입은 사람을 거리에서 마주치는 건 매우 기쁜 일입니다. 더구나 그 의상을 소화해낸 스타일이 디자이너의 상상을 초월할 때가 많아서 지금은 길 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게 제 일과가 됐죠. 저희가 창조한 의상을 좋아해 주시고 입어 주시는 이름 모를 여러분께 감사의 뜻을 담아……. ~어느 디자이너~
편지가 든 병 6
이야기란 만들어지는 것만으론 결코 완성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야기가 읽는 이의 눈에 들어와 그 마음에 울릴 때 비로소 등장인물들에게 생명이 깃들고 이야기가 움직이고 그 세계는 살아 있는 것이 된다고 믿거든요. 그렇다면 이 이야기의 창조주이자 진정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건 이걸 읽는 당신이겠죠……. 당신의 마음과 선택이 이야기를 완성시켜 나가는 겁니다. 앞으로도 마음껏 즐겨 주시고 그리고 세계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십시오. ~어느 이야기꾼~
편지가 든 병 7
지금 당신 앞에서 쏘아올려지는 불꽃, 아름답나요? 실은 저는…… 그 불꽃을 만든 장인 중 한 명이랍니다. 그리고 그 밖에도 이것저것 만들고 있답니다. 비와 눈, 반짝이는 오로라, 그리고 마법의 빛까지 무대에서 필요한 여러 특수 효과를 만들고 있죠. 불꽃도 특수 효과도 순식간에 사라지고 맙니다만 그 순간에 온 힘을 다하는 장인이 존재한다는 걸 가끔은 떠올려 주세요. 앞으로도 저희는 무대에서 주역을 빛나게 하기 위해 모든 힘과 창조성을 쏟아붓도록 하겠습니다. ~어느 불꽃장인~
편지가 든 큰 병 1
그 후, 모험은 어떠셨나요? 당신 앞에는 끝없는 세계가 펼쳐져 있습니다. 그곳에는 즐거운 일도 있고 슬픈 일도 있을 테지요. 재밌는 일과 귀찮은 일도 여기저기 존재할 거고요. 그래도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주위엔 수많은 모험가들이 같은 길을 걷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서로 협력하며 모험을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 언제 어딘가에서 모험을 함께하게 될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어느 모험가~
편지가 든 큰 병 2
모르도나 호수에서 3개국 맹주들이 모여 제7성력 선언을 공포했다는 얘길 듣고 이 펜을 듭니다. 저는 제국군과의 결전에 총사령부의 병사 자격으로 참가했으며 전장에서 궁지에 몰렸을 때 모험가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제국병을 눈 깜짝할 사이에 소탕한 당신은 이름을 밝힐 새도 없이 다음 전장을 향해 달려갔었죠. 결국 저는 은인에게 이름을 물어볼 수도 없었습니다. 지금 저는 고향으로 이송되어 요양 중입니다. 가족과 재회하게 해 준 당신께 무한한 감사를. ~이름 없는 병사~
편지가 든 큰 병 3
활짝 개인 푸른 하늘에서 용의 등에 올라타고 개선했던 한 명의 모험가. 저는 그 모습을 성도 한켠에서 지켜보았습니다. 항상 투구를 쓰고 있던 저는 그에겐 이름 없는 전령에 지나지 않을 테죠. 그리고 여태껏 구해왔던 여러 사람들 중 한 명에 불과할 테고요. 그러나 제게는 단 한 명뿐인 구원자입니다. 포르탕 가와 같은 명문과는 하등 관련이 없는 저로서는 감사의 편지 한 통 전하기도 어렵네요. 그래서 이 감사의 마음을 글로 적어 바다에 띄웁니다. 병에 든 편지가 언젠가 그 사람의 모험길에 전해지길 바라며. ~어느 신전기사~
편지가 든 큰 병 4
저는 긴 저항 활동 중에 많은 동료를 잃고 희망이 꺾여 절망에 몸부림치고 있었습니다. 차라리 저도 먼저 떠난 동료들 곁으로……. 그런 나쁜 생각이 머리를 스치던 그때였습니다. 모험가가 큰 전과를 올렸다는 얘기가 들려오더군요. 더구나 동방에서 격투를 벌인 끝에 이기고 귀환했다고. 그 활약은 내 안에 잠들어 있던 투쟁심에 불을 붙였습니다. 과거 자유를 위해 일어섰던 그 무렵과 마찬가지로 홍련의 불꽃이 마음속에 불타오르는 걸 느꼈습니다. 지금은 염호 마을에서 복구 작업에 종사 중입니다. 다시 한번 살아갈 힘을 주신 해방자에게 무한한 감사를! ~이름 없는 해방군 투사~
편지가 든 큰 병 5
과거로 '장치'를 보내는 시스템에 이 편지가 든 병을 몰래 넣어 놓을 생각이다. 여분의 짐이다 보니 도착 좌표도 확실하지가 않겠지. 그래서 설령 200년 이전의 과거로 전송할 수 있다 해도 그 영웅에게 도착할 확률은 아주 희박할 것이다. 그래도 작은 가능성에 걸어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우리 가문에 전해지는 초대 빅스의 말에 따르면 전설의 영웅은 운이 억세게 좋은 사람이라고 했으니까. 그게 사실이라면…… 어쩌면 이 편지도 읽게 되지 않을까? 내일을 향한 희망을 느끼게 해 줘서 고맙다. 그리고 부디…… 그를 잘 부탁한다. ~빅스 3세~
